희망연속
조병화 '길을 걷자' 본문
길을 걷자
열매와 같이 익은 심장을 안고
길을 걷자
가을을 걷자
낙엽과 같이 나풀거리는 외로움에 싸여
가을을 걷자
길
그리운 것 없이 그리운
하늘을 걷자
길을 걷자
마음의 호수를 돌아
가을을 걷자
조병화 시집 '그리움이 지면 별이 뜨고 (1986)'
서대문 안산 입구에는 여러 시인의 아름다운 시가 저런 나무패널에 새겨져
등산객에게 조그만 휴식을 선사한다.
난 이렇게 짧고 간결한 시가 좋다.
잘 가꿔놓은 안산을 걷는 사람들을 위해 미리 지어 놓은 시이련가.
조병화 시인의 지성과 감성이 어우러져 있다.
그래, 길을 걷는거야
삶의 근심일랑 제껴두고 그냥 걷는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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