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연속
웃찾사 LTE뉴스 본문
"첫 번째 소식입니다. 올해부터 각종 세금에 담뱃값까지 다 올랐죠? 약값도 오른다고 합니다"
"정말 약오르네"
"2015년도가 더욱더 기대되는 이유는 작년이 갑오년이었고, 올해가 을미년이기 때문이죠"
"이제 갑의 시대가 가고 을의 시대가 오는 건가? 내년에도 기대가 되네요"
"을미년 다음 해는 뭐에요?"
"병신년. 진짜입니다"
"새해부터 희한한 정책들이 나오고 있는데요? 비정규직의 계약기간을 2년에서 4년으로 늘린다고 합니다. 이렇게 되면 비정규직들은 늘어나고 정규직은 줄어들게 되는데, 이 정책에 대해 정규직들은?"
"허탈"
"기대도 안 했던 비정규직들은?"
"해탈"
"지켜보는 국민들과 대한민국 노동자들은 지금?"
"헤비메탈? 머리 돌게 만들잖아요"
"방위산업 비리가 또 터졌습니다. 이번에는 전투기로 240억 원을 빼돌렸다고 하는데요. 이렇게 계속해서 군납비리가 터지는 이유는?"
"수사가 비리비리하니까"
"4대강 사업으로 만들어진 공주보의 경계석이 1년 만에 두 번째 무너져 내렸다고 합니다. 이에 대해 국토관리청은?"
"겨울철에 흔히 있는 일이다"
"그럼 수자원공사는?"
"차량 통행이 많아서 생긴 일이다"
"지켜보는 국민들은?"
"정말 둘러대는 건 1위다"
"3월부터 퇴직 공직자가 관련 기업에 취업할 수 없는 기관을 늘림으로써 관피아들의 취업문이 좁아질 전망입니다. 그런데 좁아지는 게 문제가 아니고, 이런 문 자체가 없어져야 되는 것 아닌가요?"
"소용없어요. 어차피 낙하산으로 내려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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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내용이 무언지 아는 사람은 금방 알아볼 것 같은데.
SBS_TV에서 매주 금요일밤 11시부터 방영하는 개그프로그램 웃찾사 중 한 꼭지인 'LTE 뉴스' ,
강성범과 김일희가 서로 말을 주고 받으며 풍자하는 프로그램인데 우리나라 정치와 사회의 어두운 면을 대화형식으로 재치있게 풍자하는 프로그램이었다.
들여다보면 단순히 웃음거리에 불과할 뿐 특별히 문제될 내용은 없는, 말 그대로 개그에 지나지 않는다.
사실 이명박 정부 이후 우리나라 거의 모든 방송사는 정부에 예속되어 국민이 듣고싶은 말보다는 지체높으신 어른들이 듣고 싶은 말만 하는 앵무새 방송으로 바뀐지가 오래였다.
그나마 위 'LTE 뉴스'는 서민들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프로그램으로 큰 사랑을 받았는데 어느 날 갑자기 강성범이 증발하더니 사라지고 말았다.
2015년 1월 16일 방영된 82회 프로그램에서 강성범이가 나오지 않고 김형인이가 대타로 나왔는데 그 이후 딱 2번 나오고 갑자기 프로그램이 없어져 버린 것이다.
왜지?
인터넷을 뒤져보니 강성범이가 미국에 사전 약속이 있어서 갔다고 하는 기사가 있었는데 웃찾사에서는 그와 관련한 어떤 멘트도 없었다.
하기사 작년부터 웃찾사 LTE뉴스로 인해 지체높은 어르신들의 심기가 불편하다는 소식이 들려오곤 했었다. 그래도 혹시나 혹시나 했었는데 역시나 역시나였다.
난 TV를 잘 보질 않지만 해도 너무한게 요즘 TV계다.
저 정도의 개그도 수용하지 못한다면 그건 살아 숨쉬는 사회가 아니라 심장이 멈춰버린 사회다. 개그는 개그일 뿐이다.
여기 저기 돌려봐도 연예인들 나와 발꼬고 앉아서 시시콜콜 잡담하는거나 늘어놓고, 이명박이가 만들어 놓은 종편에서는 매일같이 이상한 사람들만 나와서 한다는 말이 종북세력 어쩌고, 북한 쥑일 놈들 저쩌고 하는 것 뿐이다.
그걸 입맛에 맞는 방송이라고 하루종일 아까운 전기료 부담하며 틀어놓고 보는 사람들이 있으니 누구 탓할 일도 없지만 우리사회의 건전한 이성과 비판의식은 이미 밥 말어 잡순지 오래다.
그래서 난 아직도 케이블을 연결하지 않고 공중파 만을 고집하고 있으며, 그나마 그 것도 잘 보지 않을 뿐더러 그 중에서도 수신료 내는 것을 지독히 아까워하는 국민 중 1인이다.
웃찾사의 LTE뉴스를 다시 볼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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