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연속
너무 허접한 '강동 그린웨이' 본문
난 숲길 걷기를 매우 좋아한다.
그냥 평지를 걷거나, 꽉 닫힌 공간인 헬스장같은데서 무작정 뛰거나, 바위산을 오르는 것보다는 나무와 꽃, 흙과 대화하며 걸으면 좋다. 말하자면 자연과의 대화로 힐링이다.
걷기열풍은 비단 나뿐만이 아닌 전국적인 현상이다. 그래서인지 각 자치단체마다 걷기좋은 길을 경쟁적으로 조성하고 있다.
잘된 일이다.
하지만 어떤 곳은 아주 정성들여 만들어 놓기도 했고, 그저 생색내기용으로 만들어 놓은 경향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번에 찾아간 강동 그린웨이.
둘레길, 자락길 같은 아름다운 우리말은 버려두고 그린웨이? 말 그대로 푸른 길?
암사동 고덕산 입구에서부터 샘터근린공원, 방죽근린공원, 명일근린공원, 일자산, 둔굴쉼터, 서하남사거리, 올림픽공원역까지 총연장 14km, 4시간 코스다.
일단 암사동 아리수정수센터 옆, 그러니까 롯데캐슬아파트 뒷편에서 출발하기로 했다.
이 곳이 말 그대로 출발점이니.
근데 웬걸, 그 흔한 안내판 하나 찾아볼 수 없다. 인터넷 블로그에서 길 찾기가 어렵다고 한걸 보기는 했지만 그래도 명색이 그린웨이인데 개선되어 있겠지 하고 왔건만.
지나는 사람에게 물었다.
그린웨이 어디로 가나요?
고개를 갸우뚱
그럼 샘터공원은요?
다시 갸우뚱
고덕산은?
저기로 가면 되요
에라이, 된장
옛날 암사시영아파트였던 곳이지. 아파트는 좋게 지었고 강동그린웨이 선전은 요란하던데 왜 이리도 아는 사람이 드물고 안내판도 없을까.
물어 물어 올라간 곳. 고덕산 정상 입구
하지만 정상으로 오르지 않고 옆길로 갔다. 물론 그린웨이 길이다.
저런 잡초는 좀 뽑고 다듬으면 안될까. 자연 그대로 두기보다는 그래도 사람이 다니기 편하도록 해야지.
저 돌길도 그렇지. 다니기 편하게 골라놓는게 주민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일텐데.
이런 안내판은 좀처럼 찾기 어려웠다. 설혹 있더라도 방향이 잘 못되어 있는게 수두룩.
엉뚱한 곳으로 갔다가 되돌아 오기를 수차례.
안내판이 부족해도 너무 부족했다. 이래놓고 무슨 그린웨이야.
물어보는 것도 지쳐서 나중엔 포기. 제대로 아는 이도 거의 없고.
하남 화훼단지를 지나 일자산으로 오르는 언덕. 콘크리트 포장을 안했더라면 좋을 곳.
이렇게 좁은 길을 자연 그대로니까 좋다고만 해야 하나.
최소 이 정도는 돼야 사람들이 지나치기에 불편함이 없다.
일자산 정상, 해맞이 장소에서 서하남사거리 방면으로 내려가는 길인데 안내판이 없어 하남시 감북동 쪽으로 내려갔다. 아주 좁은 길이다.
서하남 사거리, 강동대로다.
오늘은 여기까지.
날은 덥고 더 이상 가기 싫었다.
도로변에 대문짝 보다 더 크게 만들어 붙여 놓은 강동그린웨이
전형적인 전시행정의 표본
강동구청장과 직원들은 다른 자락길을 가보기를 권한다. 특히 서대문 안산자락길 같은데를.
하드웨어를 말하는게 아니라 지극히 초보적인 소프트웨어를 말하는거다.
주민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가 부족하다. 한마디로 허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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