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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102세 노동자 마침내 은퇴

희망연속 2011. 11. 16. 14:28


전선 제조업체서 반세기 동안 육체노동
“건강 유지 비결…규칙적인 운동” 밝혀


 



위 사진 속 멋진 정장 차림을 한 노신사의 나이는 몇 살일까요? 미국 나이로 102살, 우리나이로 103살 된 할아버지입니다.


이 노신사의 이름은 맥스 패비언(Max Fabian), 미국 시카고 북서부의 교외도시인 나일스(Niles)에 살고 있습니다.


패비언 할아버지는 시카고 교외 노스브룩(Northbrook)에 있는 'A-Z Industries'라는 전선·케이블 제조회사에서 50년 넘게 일해오다, 이달 말에 일을 그만두고 은퇴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패비언 할아버지는 그동안 주말을 제외하고 주 5일씩 회사에서 근무했으며, 집에서 차로 20분 정도 걸리는 회사까지 직접 차를 몰고 출퇴근을 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최근 '청력과 시력'에 문제가 생기면서 더 이상 운전을 하기가 어렵게 돼 은퇴를 결심하게 됐다고 합니다.
               
패비언 할아버지는 회사 창고 설비 점검과 우편물 분류 업무를 맡아왔는데, 별명은 만물 박사(jack-of-all-trades)라고 합니다. 한 회사에서 50년 넘게 일하다보니 자연스럽게 붙은 별명인 듯 합니다.

그렇다면 패비언 할아버지는 어떻게 한 회사에서 50년을 넘게 일할 수 있었을까요? 패비언이 일하고 있는 회사인 'A-Z Industries'는 '애닉스터(Anixter)'라는 일가가 4대째 운영하는 중소기업입니다.


패비언은 당초 1930년대 시카고 경찰에서 형사로 일하다가 지금의 회사를 세운 '율레스 애닉스터'의 운전기사 겸 경비원으로 고용되면 애닉스터 가문과 첫 인연을 맺게 됐다고 합니다.

패비언은 1940년대 잠시 회사를 그만두고 미 육군에 입대해서 제2차 세계대전 기간 동안 남태평양 지역에서 방첩부대 요원으로 복무했습니다. 제대를 한 뒤에는 시카고에서 금융사업을 하기도 했는데, 1956년부터 애닉스터의 아들이 세운 '와이어 앤드 케이블(Wire & Cable)'이라는 회사에서 다시 일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곤 여기에서 1986년, 회사가 다른 사람에게 팔릴 때까지 30년 동안이나 일했습니다.




여기까지만 해도 대단한데, 패비언은 애닉스턴 일가와 계속 인연을 이어가게 됩니다. 2년 뒤인 1988년 A-Z Industries라는 회사를 세운 애닉스턴 일가가 다시 패비언을 데려와 계속 회사에서 일을 하도록 했고, 이게 지금까지 계속돼온 것입니다.
                
패비언 할아버지는 자신이 가족 소유의 회사에서 50년 넘게 일할 수 있었던 비결로 세 가지를 꼽았습니다. "충성(loyalty), 신뢰(trustworthiness), 유연성(flexibility)".

그렇다면 패비언이 102살이 되도록 건강하게 일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이었을까요?


이와 관련해 패비언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돈 때문에 일한 것이 아니다. 연금과 사회보장 소득만으로도 충분히 생활할 수 있었다. 내가 계속 일을 한 것은 애닉스터 가족과 직장 동료들에 대한 애정 때문이었다."


단지 '돈'을 벌기위해 억지로 일을 하지 않았다는 말입니다.

건강 유지 비결과 관련해서도, 패비언은 규칙적으로 체육관에 가서 운동하는 것 말고는 별다른 특별한 비결이 없다면서, 체육관에 가서 운동하는 게 '약(Medicine)'과 같다고 강조했습니다.


패비언은 또 "지금도 활동적으로 바쁘게 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그 외에는 다른 사람들의 일상과 다를 바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위에서 패비언 할아버지가 지금도 차량 운전을 직접 하면서 출퇴근을 한다고 했습니다만, 미국에서도 100살 넘도록 운전을 하는 경우는 아주 드물다고 하네요.


일리노이주가 집계한 결과, 일리노이에 사는 100살 이상된 노인들 가운데 승용차를 운전할 수 있는 노인은 불과 52명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100살 이상된 전체 노인 수는 외신에 나와있지 않았습니다.)

패비언 할아버지는 35년 전인 67살 때 아내와 이혼했으며, 이혼한 아내는 이미 사망했다고 합니다.


또 슬하에 자식도 없이 그동안 혼자서 살아오면서 자신을 고용한 애닉스터 가족을 위해 헌신적으로 일해왔다고 합니다.


패비언은 "애닉스터 가족과 결혼한 것이나 다름 없다"고 말하기도 했는데, 이에대해 지금의 A-Z Industries 회장인 짐 애닉스터는 "패비안을 가족의 일원으로 생각하고, 그동안 각종 가족 행사에 초대해왔다면서, 패비안이 회사를 그만두면 많이 그리워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패비언 할아버지는 이달 말 회사를 그만두기에 앞서, 위 사진에 나오는 멋진 정장차림으로 회사 창고를 돌면서 그동안 함께 일하며 정들었던 동료들과 작별인사를 나눴다고 합니다.

패비언 할어버지에 대한 소식을 전해드렸습니다만,100살이 넘도록 건강하게 일을 할 수 있었던 비결을 정리해보자면 네 가지 정도로 요약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첫째, 돈을 벌기 위해 억지로 일하지 않았다.

둘째, 고용주와 동료들을 비롯한 주변 사람들과의 좋은 관계를 유지했다.

셋째, 규칙적인 운동으로 건강을 관리했다.

넷째, 늘 활동적이고 바쁘게 살기 위해 노력했다.

우리나라도 고령화 문제가 중요한 사회적 이슈들 가운데 하나가 되고 있습니다. 제 또래 친구들을 만나서 이야기를 해보면, "60살이 되면 은퇴를 당연시했던 우리 부모 세대와 달리 우리 세대는 70대까지는 일을 해야 먹고살 수 있지 않겠느냐"는 말들을 하곤 합니다.


물론 그 나이 때 일자리가 있을지도 모르는 일입니다만, 다들 비슷한 고민들을 하고 있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패비언 할아버지의 사례가 미국에서도 특별한 경우라고 할 수 있습니다만, 앞으로 우리의 노년을 준비하는데 일부 참고가 되는 부분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여기서 패비언 할아버지와 관련해 한 가지 걱정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재작년 미국에서 연수할 때, 한 방송사 뉴스에서 본 내용입니다만, 미국의 경우 노인들이 승용차를 운전할 수 없게 되는 순간, 사실상 정상적인 생활을 영위해 나갈 수 없게 된다는 것입니다.

미국에 가보신 분들은 다들 아시겠습니다만, 우리나라와 달리 동네 슈퍼마켓을 가려해도 차를 타고 몇 십분을 가야하는데, 차를 운전하지 못하게 된다는 것은 사실상 아무 것도 할 수가 없게 된다는 것이나 마찬가지로 볼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 혼자 사는 노인들이 차를 운전하지 못하게 된다는 것은, 더 이상 혼자 살지 못하고 '양로원'으로 들어가야 한다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말입니다.

교통사고 위험성 때문에 일부 미국 주정부들이 85살 이상된 노인들에 대해 차량 운전을 금지하려는 법안을 추진하기도 했습니다만, 양로원에 들어가기 싫은 노인들이 거세게 반발한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라고 합니다.


앞으로 자동차도 운전할 수 없게 된 패비안 할아버지가 회사를 그만 둔 뒤, 어떻게 살아가게 될지에 대해서 두고봐야겠습니다만, 아무쪼록 주변 사람들의 보살핌 속에 건강하게 오래 사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정준형goodjung@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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