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연속
이덕규의 자결 본문
난 시(詩) 매니아는 아니다.
하지만 짧고 의미있는 시와 문장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편이다. 장편보다는 단편스타일인가.
개인적으로 노무현 전대통령의 문장이 아주 좋다. 단문위주로 힘이 있다. 간결하면서도 의미가 함축되어 있다.
노무현의 유서를 보라. 명문이다. 그는 탁월한 문장가다.
2004년에 쓴 독도연설문은 그의 문장의 백미다. 그러나 이제는 영영 그의 새로운 문장은 읽을 수가 없다.
그런 그를 대학 안나왔다고 줄창 무시하고 비판만 해대던 소위 한국사회의 주류인생들.
비겁하고 추한 인간의 군상들이다.
여기 적는 시는 '이덕규의 자결(自決)'이다.
이른 아침 뒷산에 오르다가 가시나무 가시에 이슬방울이 맺혀 있는 것을 보고 이슬을 의도적으로 관찰하기 위해 앵글을 맞춘 결과 '바르르 떨고 있는' 이슬방울 모습이 포착된다.
이슬이 자결한다는 시인의 관점은 단순 형상이 아니라 의도적인 관찰의 결과이다.
이른 아침이었습니다.
뒷산을 오르다가 밤새 가만히 서있었을
가시나무 가시에
이슬 한방울이
맻혀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밤새 아무 생각없이 쿨쿨 잠만 잤을,
아직도 잠이 덜 깬
그 가시나무 가시에
맑고 투명한
이슬 한방울이 매달린 채
바르르 떨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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