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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전 대통령과 나뭇잎 하나

희망연속 2009. 6. 8. 18:39

 

 

막 떨어진 나뭇잎 하나

밟을 수 없다

그것에도 온기 남았다면

그 스러져가는 미량의 따스함 앞에

이마 땅에 대고 이 목숨 굽히오니

내 아버지 호올로 가시는

낯설고 무서운 저승길

내 손 닿지 않는 먼 길

비오니

그 따스함 한가닥 빛이라도

될 수 있을까 몰라

울 아버지

동행길의 미등이 될 수 있을까 몰라

 

막 떨어진 나뭇잎 하나

 

- 신달자 <나뭇잎 하나> -

 

 

 

 

 

시인은 막 떨어지는 나뭇잎 하나를 보게된다.

나뭇잎에는 아직 온기가 남아있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생각은 돌아가신 아버지의 저승길 동행으로 이어진다.

 

아버님의 낯설고 무서운 저승길을 함께 가면서 온기가 남아있는 나뭇잎이

'그 따스함'으로 '한가닥 빛이라도', '미등'이라도 되어주기를 바라는 것이다.

 

죽어가는 나뭇잎을 아버지의 저승길 동무로 만드는 시인의 시선이 참으로 신선하면서도 안타깝다.

 

이 시를 읽으면 노무현 대통령을 보내는 수많은 사람의 슬픔이 연상되는 것은 물론이고 좋은 세상으로 영면하기를 바라는 국민의 간절한 기도처럼 느껴진다.

 

 

- <시와 경영> 이코노믹 리뷰 463호, 2009. 6. 9일자, 황인원 시인의 "삶은 깨달음의 과정"에서 빌려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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