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의사’라는 필명으로 잘 알려진 의사 박경철 씨.
외과전문의 이면서 경제전문가로, 방송인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다. 시골 의사생활을 고집하는 인생철학과 끊임없이 공부하며 변신하는 박경철 박사를 만났다.
박 씨는 2009년 3월 20일 광산구청에서 열린 `시골의사의 부자경제학’ 강의에서 올 하반기 경기회복에 대한 낙관론과 비관론을 중심으로 세계경제와 우리나라 경제를 진단했다.
박 씨는 현재의 한국 상황에 대해 “낙관론과 비관론이 충돌하고 있다”며 “우리나라 경제가 하반기에 회복될지, 아니면 긴 고통으로 갈 것인 지는 신의 영역”이라고 말했다. 사견임을 전제로 언제 회복될지는 아무도 모른다고 했다.
그는 미국, 일본, 중국 등 세계 각 국의 재정 상태를 분석하며 현재 한국이 처해있는 경제상황에 시사점을 던져줬다. 그는 “일본이 지난 1989년부터 3년간 거품경제로 무너졌다”면서 “우리가 일본의 전철을 밟지 않도록 대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 경기부양책에 대해 “정부가 추경을 편성해 저소득층에 쿠폰을 발행하고 일자리 대책을 추진한 것은 잘한 것”이라면서 “부자에게 돈을 풀면 은행에 들어가 돈이 돌지 않는다. 그러나 서민들에게 돈을 주면 다 소비하게 돼 경제가 잘 돌아간다”고 말했다.
그는 향후 전망과 관련해선 “지금은 돈을 지켜야 한다. 소나기를 피하는 것이 현명하다. IMF 때처럼 금방 경제가 회복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급한 마음(부동산이나 주식 투자)은 먹지 않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그는 “경제위기는 정부도 해결하지 못한다. 유일한 해결 방법은 나누고 더불어 살아가는 것”이라며 “대형마트에서 장보지 말고 재래시장이나 인근 동네시장에서 장을 봐야 한다”고 말했다.
주식 투자의 비결을 묻자 “2000년 이후 거의 안 한다. 주식이나 부동산 거래가 없다면 사람들이 더욱 행복할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1년에 300~400회 강연을 다닌다. 지금은 횟수를 줄여나가는 중이다. 공부를 더 많이 하기 위해서다.
그래서 그는 스스로를 성공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그는 “의사가 이것 저것 하니까 신기해한다. 내 자신에 거품이 끼어 있다”면서 “남들은 나를 보고 경제전문가라고 표현하지만 실은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사람들이 사이좋게 사는 일이 관심이 많다고 했다. 그는 “내가 가진 한 컵의 물을 목마른 사람에게 나눠 주는 사람이 훌륭하다”며 “성취한 사람이 베풀지 않으면 그 사회는 잘 돌아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석호 기자 observer@gjdrea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