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연속
6개 유명막걸리 맛 비교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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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걸리 보안법’이라는 말에서 드러나듯, 이 술은 ‘1960~70년대, 농촌, 육체 노동자’를 연상시킨다. 이런 막걸리를 찾는 젊은이들이 느는 것도 재미있는 징후다.
호사가들은 “막걸리를 와인처럼 특화하자!”라는 말도 꺼낸다. 어떤 막걸리 업체는 누리집에 ‘라이스 와인’이란 말을 썼다.
그는 와인 전문가지만 막걸리도 와인 같은 발효주이므로 그의 평가가 정보가 될 것으로 판단했다. ‘막걸리 소믈리에’가 아직 존재하지 않는 탓도 있다.
마트와 편의점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여섯 종류의 막걸리를 골랐다. 다음은 테이스팅 노트다.
바디(입안에 머금었을 때 묵직한 정도)가 약하다. 끝맛(피니시)은 막걸리 본래의 맛이 갑자기 뚝 떨어지는 느낌. 3초간만 본연의 맛이 유지된다. 곧, 묽다는 거다. 단맛·신맛의 균형감이 안 좋다.
공씨는 전반적으로 막걸리의 맛이 기대 이하고 특히 인공적인 단맛이 강하다고 지적했다.
1번은 이동 쌀막걸리, 2번 이동 동동주, 3번 맑은 물 秀 쌀막걸리, 4번 서울 장수막걸리, 5번 국순당 쌀막걸리, 6번 운악산 쌀막걸리다.
테이스팅을 한 막걸리들은 국순당 쌀막걸리를 제외하고 모두 아스파탐을 썼다. 여섯 가지 모두 알코올 도수는 6~7도이고, 이름엔 쌀막걸리라고 돼 있지만 국순당 쌀막걸리와 장수막걸리를 빼고 밀이 20~40% 섞여 있다.
현재 120여 나라에서 식품·음료 등에 사용되지만, 안전성 논란이 끊이지 않는다. 아스파탐 없이 전통 방식으로 막걸리를 만들 수 없는 걸까? 장수막걸리를 생산하는 서울탁주협회의 성기욱 연구실장은 소비자들의 기호에 맞추려면 어쩔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발효 과정에서 나오는 자체 당분만으로는 막걸리 맛의 조화를 이루기 어렵다. 누룩만 가지고 담그는 전통 막걸리는 요즘 소비자들이 즐기기에 쓰고 텁텁하다”고 주장했다.
알코올 도수가 낮아져 바디가 약해지고 고유의 풍미가 사라지자 억지로 맛을 내려고 아스파탐을 쓴다는 것이다. 원래 발효주는 와인처럼 도수가 10도를 넘는 게 정상이다. 청주와 탁주는 함께 만들어진다. 술을 담갔을 때 위에 뜬 맑은 술이 청주고 밑에 가라앉은 게 탁주다.
따라서 전통 탁주는 물을 섞은 시중 막걸리보다 더 걸쭉하고 도수도 10도를 넘는다. 업체들이 감미료를 쓰기 시작한 게 과거 법률로 쌀막걸리가 금지돼 밀로 막걸리를 만든 데서 연유한다는 설명도 있다. 밀을 섞으면 신맛이 더해지고 비용도 낮출 수 있다.
밀로만 담근 막걸리는 매우 시큼하기 때문에 신맛을 없애려고 감미료를 넣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서울탁주협회는 “술덧(누룩·쌀·물의 혼합체로 청주를 떠내기 전의 상태)을 14도까지 발효시킨 뒤 물을 섞어 도수를 떨어뜨린다”고 밝혔다. 물을 섞어 도수를 떨어뜨리는 이유에 대해 ‘변화한 입맛’을 들었다.
박 소장은 막걸리가 한국을 대표하는 술이 되려면, 전통 막걸리 개발에 더 힘써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시중 막걸리의 맛이 ‘일본식’임을 지적했다. 우리 막걸리는 밀로 만든 누룩과 야생 균을 이용하므로 풍미가 다양하고 바디가 묵직하지만, 술 빚을 때 실패할 확률이 높은 게 단점이다.
반면 일본식은 쌀로 균을 배양한 뒤 효모를 첨가해 실패할 확률이 적은 장점이 있지만 맛이 획일적이다. 막걸리의 맛을 결정하는 요소는 균인데, 시중 막걸리는 거의 일본업체의 균을 사용한다.
위 여섯 가지 막걸리 중에 국순당 막걸리를 제외한 나머지 막걸리는 일본산 균을 사용한다. ㈜우리술은 “(일본산 균으로부터) 독립이 필요하다. 정부가 한국 토종균을 배양하는 작업을 도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홍어와 막걸리는 영원한 베프
⊙ 박록담 소장이 추천하는 맛집·제품 : 한국전통주연구소(02- 389-8611)에서 진짜배기 탁주를 맛볼 수 있다. 판매는 안 한다. 서울 인사동 ‘장자의 나비’(02-738-6782)에서 전통 탁주를 마실 수 있다.
‘참살이 탁주’는 남한산성소주에서 만든 막걸리다. 무농약 인증을 받은 경기미로 만든다. 유기농매장 ‘신시’에서 1.2ℓ 제품을 3000원에 판다. 프랜차이즈 술집 ‘뚝탁’(1588-0583)에서도 마실 수 있다.
인사동 ‘식객’(02-720-7214)에서 서산막걸리를 맛볼 수 있다. ‘홍어가 막걸리를 만났을 때’(02-733-3031)에서 내놓는 농주가 별미다. ‘여자만’(02-725-9829)의 벌교녹차막걸리는 깔끔한 맛을 자랑한다.
막걸리의 쌉싸래한 맛이 기름진 맛을 깔끔하게 정리해준다. 누룩만으로 만든 전통 탁주(14도) ‘이화주’는 국순당 직영주점 ‘백세주 마을’에서 판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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