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연속
소중한 당신, 죽지마세요 본문
개똥밭에 굴러도 저승보다 이승이 낫다는 말이 있습니다.
죽는 다는 것은 이승에서의 모든 생을 마감한다는 뜻인데 왜 옛 사람들은 이런 속담을 생활에 퍼트렸을까요.
아직 살아있는 사람 중 그 누구도 저승 경험을 할 수 없지만 내가 알고 있는 사람들과 살아왔던 풍경
나와 관련된 모든 것이 여기에 있어서 그런 말을 하지 않았을까요.
또 내가 살아오면서 미처 깨닫지 못했던 소중한 사람이 생명을 버린 아픔 역시
이 속담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유명 연예인의 자살과 어느 가장의 자살, 어느 수험생의 자살, 어느 중소기업 사장의 자살 등
그 삶의 끝에서 느끼는 아픔은 본인이 아니면 그 누구도 말할 수 없을 겁니다.
떠나는 순간 앞에서 많은 것들이 스쳐갈 것이 분명하기 때문입니다.
떠나기 전 마지막 순간 그분들이 놓고 가는 것들에 대한 사랑과 애증이 아프고 또 아프겠지요.
그러나 남은 사람들 역시 그 세월을 가슴에 묻어야 하는 현실에 빠져 다시 만날 그날까지 갈 수밖에 없는 것도
살아남은 자의 모습입니다.
1년에 1만 명 이상이 자살을 선택하는 현실이 우리 사회입니다.
오늘도 어디 선가 죽음을 선택하겠다는 분들이 있을 겁니다.
그러지 마세요. 세상에 당신에 대해 생각하는 사람이 어딘가에 분명 있을 겁니다.
하루만 생각해 보세요. 생각이 나지 않으면 하루 더 생각해 보세요. 죽는 것은 그 다음 날 해도 늦지 않습니다.
당신은 고귀한 분입니다.
아무리 생각을 해도 떠오르지 않을 경우
식당에 가서 배부르게 아침이나 점심이나 저녁이을 꼭 챙겨 먹고 다시 생각해 보세요.
있을 겁니다. 없다고 생각하면 화장실에 가서 자신의 얼굴을 한 번 보세요.
바로 거울 앞에 당신을 가장 사랑하는 사람이 당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바로 당신이라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오래 전 부산에 있는 태종대에 갔습니다. 그곳에 자살바위라는 것이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그곳에서 목숨을 끊었다고 들었습니다. 부산시에서는 고민이 있었겠지요.
그 해결책으로 아기를 안고 있는 엄마의 동상을 세워놓았다고 합니다.
그 후 자살을 하겠다는 사람들이 줄어들었다고 하네요.
저도 어린 나이에 아버지를 잃었습니다. 많은 식구들을 남긴 채 혼자 다시는 돌아오지 못할 그 먼 길을 갔습니다.
벌써 30년 세월이 흘렀습니다. 아직도 그 날 밤 일들이 어제 일어난 일처럼 생생합니다.
아마 내가 죽는 그날까지 잊혀 지지 않을 겁니다.
가끔 세상이 아플 때 포장마차나 시장에 갑니다.
그곳에 아버지가 있었고, 엄마가 있었고, 친구가 있었고, 선생님도 있습니다.
한 참을 그들의 목소리를 듣다보면 시간이 훌쩍 지나고 맙니다.
'그래 이렇게들 잘 버티고 살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80을 넘긴 할머니가 봄나물을 파는 것을 보며 나의 봄도 생각해 봅니다.
비록 지금 내가 돌아갈 집이 없어도 내일은 있을 거야를 생각합니다. 내일의 시간이 너무 짧으면 모레는 분명 있을 거야.
모레가 아니면 그 다음 날은 꼭 있을 거야를 마음속에 새겼던 일이 어찌 세상에 저 혼자이겠습니까. 저마다 많을 겁니다.
우리 사회에서 자살하는 대다수의 사람들은 사회적 타살에 가깝다고 합니다.
빈곤과 질병 그리고 물질적인 문제 등으로 한 해 상당한 수가 죽어가고 있습니다.
이런 자살의 원인은 우리들의 책임입니다. 정부의 책임입니다. 국가의 책임입니다. 그들을 누가 죽음으로 내 몰았습니까.
이런 생각을 하면 마음이 아픕니다.
죽지 마세요.
죽음은 당신에게 아무것도 주지 않습니다.
끝까지 살아남아야 더 소중한 사람, 더 소중한 내일, 더 소중한 세상을 만날 수 있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당신이 죽으면
이 세상에 소중한 사람 한 명이 더 이상 향기를 발산할 수 없는 강을 건너는 것입니다.
그러니 제발 죽지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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