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연속
치매를 예방하려면...... 본문
"조금 전에 인사를 했는데, 그 사람 이름이 뭐였더라? 이름이 가물가물하네!"
"아 왜, 우리 연애할 때 자주 봤던 영화에 나온 그 배우 이름 있잖아!"(배우 이름 안 떠오를 때)
"조금 전에 지갑을 놓고 온 것 같은데, 어디에 뒀더라…."
40·50대쯤 되면 누구나 한두 번 경험한 증상이다. 이처럼 깜빡깜빡하는 일이 너무 자주 반복되면 "나 혹시 치매 아냐?" 하고 걱정을 하게 된다.
건망증과 치매는 다르다. 건망증은 나이가 들면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일로 기억의 일부를 잊어버리는 것이라면, 치매는 기억 전체를 잊어버리는 것이다. 내 가족 이름이 생각나지 않는다거나 자기 집으로 가는 길을 까먹어 헤매야 하는 정도라면 치매를 의심해볼 만하다.
치매는 젊은 시절 기억력이 좋았더라도, 주변에서 천재라는 소리를 들었던 사람들도 나이가 들면 걸릴 수 있다.
국내 치매 환자는 64만8223명(중앙치매센터 2015년 말 통계). 65세 이상 노인 100명 중 9.8명꼴로 치매를 앓고 있다. 노인 4명 중 1명은 치매로 악화될 수 있는 경도인지 장애를 앓고 있다. 나이가 들수록 치매에 걸릴 확률은 더욱 높아져 90세를 넘으면 2명 중 1명꼴로 치매를 앓는다.
국내 치매 환자는 2025년 100만명, 2030년 127만명, 2050년 271만명으로 20년마다 2배 가까이 증가할 것으로 추산된다.
이 때문에 문재인 정부는 최근 치매를 국가가 책임지고 관리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치매는 주로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뇌의 퇴행성 변화로 생기는 알츠하이머(alzheimer)이지만 최근 들어 초로기(初老期) 치매가 급증하고 있다. 젊은 층의 치매는 알츠하이머 외에 혈관 손상으로 인한 '혈관성 치매' 비중이 높다.
50대 미만의 치매 진단 환자는 2011년 2229명, 2013년 2351명, 2015년 2190명 등으로 해마다 2000명 이상이 치매 진단을 받고 있다. 초로기 치매는 20세기 초 알츠하이머라는 독일 의사가 51세의 한 젊은 부인이 기억력 장애, 지남력(指南力) 장애가 찾아와 5년 뒤 치매가 더욱 악화되어 사망하자 그녀를 부검하면서 세상에 알려지게 됐다.
![](http://t1.daumcdn.net/news/201706/07/mk/20170607040433938ccij.jpg)
치매는 어느 날 갑자기 아무 예고 없이 찾아오지 않는다. 무려 발병 20년 전부터 치매의 징조를 보이기 시작한다.
예를 들어 75세쯤 치매가 왔다면 50대 중반부터 '치매의 싹'이 트고 있었다는 뜻이다.
일본 대뇌생리학 대가인 마쓰바라 에이타 박사는 "치매는 20년에 걸쳐 서서히 진행하며 처음 15년은 체감 증상이 전혀 없고 검사를 해도 이상 소견을 발견하기 쉽지 않다"며 "그러나 피부로 체감하지 못했지만 뇌에서 격렬한 변화를 거듭한 증상들이 후반 5년 들어 나타나기 시작한다"고 설명했다.
60대 후반 및 70대 들어 발병한 치매는 이미 40대나 50대에 이미 진행이 시작됐다는 얘기다. 마쓰바라 박사는 건강하고 정상적인 40·50대 가운데 무려 80%에서 이미 치매의 싹이 발견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치매 명의로 손꼽히는 한설희 건국대병원 교수는 "중년기에 잉태된 치매의 씨앗은 우리가 어떤 생활습관으로 평생을 살아가느냐에 따라 치매의 꽃을 피우기도 하고 흔적도 없이 사라지게 할 수도 있다"며 "설령 치매 위험이 높은 유전자를 물려받고 태어났어도 우리 뇌를 어떻게 가꾸고 관리하느냐에 따라 치매 없는 활기찬 노년을 맞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우리 뇌는 사용할수록 좋아지지만 너무 혹사당하고 오래 긴장하는 경우 오히려 교감신경을 흥분시키거나 혈류가 떨어져 베타아밀로이드가 증가할 수 있다.
따라서 젊은 시절부터 치매를 예방하려면 '뇌 관리'에 신경을 써야 한다. 책이나 신문읽기, 바둑, 장기, 고스톱 등 좋아하는 대뇌 활동을 꾸준히 해야 한다. 뇌를 쓰지 않을 경우 치매에 걸릴 확률이 4배 이상 증가한다.
나덕렬 삼성서울병원 교수는 "치매를 예방하려면 젊을 때부터 전두엽(앞쪽뇌) 기능을 활성화하라"고 조언한다.
뇌는 전두엽, 후두엽(시각담당), 측두엽(청각담당), 두정엽(촉각담당), 소뇌(작은골) 등으로 나뉘는데, 전두엽은 모든 것을 종합·판단해 최종적으로 액션을 하는 역할을 한다.
앞쪽 뇌를 키우는 10가지 좋은 습관으로
△외국어 공부
△꿈과 목표 갖기
△작은 일을 반드시 마무리한다
△'선 공부, 후 놀이' 규칙을 지킨다(즐거운 여행을 갈 경우 그전에 밀린 일, 숙제를 반드시 마무리)
△남의 답을 보기 전에 내 답부터 찾자
△짧은 시간이나마 운동을 매일 반복
△뒤쪽 뇌를 자주 닫아라(명상, 사색, 기도 등 도움)
△위아래 방식으로 살아라(돈, 자동차, 집이 없어도 행복해질 수 있다는 믿음)
△사람을 소중히 여겨라
△흔들리지 않는 나무가 돼라(절제, 조절, 인내는 전두엽에서 나온다) 등이 권장된다.
치아 관리도 중요하다. 씹는 행위는 뇌의 순환을 촉진하고 뇌의 노화를 억제한다. 건강한 고령자는 치아가 평균 14.9개 남아 있었지만 치매 환자는 불과 9.45개에 불과했다.
나덕렬 교수는 "치매는 누구나 걸릴 수 있다. 그러나 얼굴을 관리하듯이 뇌를 관리하는 '뇌미인(腦美人)'이 되어야 치매를 예방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뇌미인이 되기 위한 방법으로 '진·인·사·대·천·명'을 추천한다.
이는 진땀 나게 운동하고, 인정사정없이 담배를 끊고, 사회활동과 긍정적인 사고를 많이 하고, 대뇌활동을 적극적으로 하고, 천박하게 술을 마시지 말고, 명을 연장하는 올바른 식사를 하라 등의 첫 글자를 딴 것이다.
[이병문 의료전문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건강 백세'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인류 최고의 명약은 '걷기' (0) | 2017.07.06 |
---|---|
라면 많이 먹으면 심혈관 질환에 걸릴 위험 (0) | 2017.06.20 |
나쁜 콜레스테롤(LDL)을 낮추자 (0) | 2017.06.15 |
슈퍼 푸드 상추의 효능 (0) | 2017.06.15 |
면역력 증진에 좋은 '홍삼' (0) | 2017.06.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