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연속
앉아있지 말고 움직여라 본문
독일 '슈테른' 보도 - 앉아 있는 시간과 건강의 상관관계
몰아서 운동 말고 수시로 스탠드 업!
[제1202호] 2015년05월25일 11시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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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부르크의 광고회사 융폰마트 직원들이 선 채로 회의를 하고 있다. 사진출처=슈테른
영국의 호르몬전문의이자 ‘앉기 캠페인’의 선두주자인 제임스 레빈(50)의 연구실은 다른 일반 연구실과는 사뭇 다르다. 그의 책상 앞에는 운동센터에서나 볼 법한 커다란 러닝머신이 한 대 놓여 있다.
레빈은 마치 독극물이라도 되는 양 “앉는 것은 우리가 우리 몸에 가할 수 있는 최악의 행동이다. 의자는 인체에 치명적이다”라고 비난한다.
사실 불과 몇 년 전만 하더라도 레빈이 학회나 심포지움에서 이런 주장을 할 때면 동료 의사들은 모두 그를 미쳤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완전히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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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 레빈이 연구실에 있는 러닝머신 책상에서 업무를 보고 있다. 오른쪽은 위니아프로 책상에서 근무를 하고 있는 아우디 본사 직원 베른하르트 하이스.
오래 앉아있는 것이 특히 위험한 이유는 바로 건강 때문이다. 레빈이 10년 전 과도 비만인 사람들과 날씬한 사람들의 앉아있는 시간을 비교 조사한 결과 역시 이를 나타내고 있다. 비만인 사람들은 날씬한 사람보다 매일 평균 두 시간 30분씩 의자에 더 오래 앉아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몇 년간 실시된 연구 결과 역시 마찬가지다. 최근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학회에서 심장학자들은 다음과 같은 경고를 울렸다. “오래 앉아있을수록 관상동맥이 막힐 위험이 높아지고, 이로 인해 심근경색 발병률도 높아진다”는 것이었다.
이에 전문가들은 지나치게 아무 것도 하지 않고 몸을 움직이지 않는 것을 가리켜 ‘의자병’이라고 명명했다. 어떤 의자든 상관없다. 소파, 걸상, 자동차 시트 등 앉는다는 행위는 비활동적이 되는 것을 의미하고, 1분 1초마다 우리 건강을 갉아먹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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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 돈렌의 다람쥐 쳇바퀴 책상.
뷔르츠부르크대학의 비르기트 슈페를리히는 “고학력일수록, 그리고 소득이 높을수록 앉아있는 시간이 많다. 그리고 이들 대부분은 사무실에서 시간을 보낸다”라고 말했다.
앉는다는 것은 사실 오랜 기간 동안 하나의 미덕이자 올바른 행동의 본보기로 여겨졌었다. 육체적, 정신적으로 정적인 것은 모두가 바라마지않는 것이었다. 특히 시인, 사상가들에게는 이보다 더 고귀한 행동도 없었다. 가령 로댕의 ‘생각하는 사람’ 조각은 집중과 깊은 사색의 상징이었다.
하지만 레빈은 머지않아 의자나 소파도 담배처럼 유해물질로 치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과거에는 담배를 피우는 행동이 지극히 정상적인 것처럼 비쳤다. 레스토랑, 자동차 안, 그리고 토크쇼 방송 중에도 누구나 담배를 입에 물고 있었으며, 오히려 사교 활동에 이득이 되고 또 세련된 기호라고 여겼다.
그렇다면 앉아있는 것은 정확히 신체의 어느 부위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 걸까. 어떻게 앉아만 있는다고 해서 암, 당뇨, 심장질환에 걸린다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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뮌헨 근교의 한 초등학교 수업 시간, 학생들이 책상 위에 눕거나 바닥에 앉아 자유롭게 수업을 듣고 있다.
그렇다면 앉아있었던 시간을 보상받기 위해서는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그렇다면 점심시간에 짬을 내서 30분 또는 한 시간 동안 운동을 하는 건 어떨까. 이 역시 마찬가지라고 앨터는 말한다. 그는 “운동을 많이 하는 것이 좋은 것이 아니라, 적게 앉아 있는 것이 좋은 것이다”라고 충고했다.
사정이 이렇지만 직장에서는 부득이하게 대부분의 시간을 앉아서 보내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최근 독일과 미국의 몇몇 회사에서는 ‘앉아있는 것’에 대한 경각심이 서서히 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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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학자인 비르기트 슈페를리히가 이상적인 사무실 환경을 선보이고 있다. 발자국 모양의 표시를 보면 더 많이 걷게 된다.
잉골슈타트에 위치한 ‘아우디’ 본사에서는 현재 전 직원 1만 8000명 가운데 9000명이 높낮이가 조절되는 ‘위니아프로’ 책상에서 근무를 하고 있다. 65~135㎝까지 높이가 조절되는 이 책상은 원할 경우 누구나 선 채로 업무를 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아우디’가 이런 책상을 도입한 이유는 바로 직원들의 허리 통증을 감소시켜주기 위해서였다.
과연 효과는 있을까. 기획구매부에 근무하는 베른하르트 하이스(39)의 경우를 보자. 늘 목이 뻣뻣하고 허리 통증이 심했던 그는 그동안 찜질, 침치료, 물리치료, 마사지 등 안 해본 것이 없었다. 아무리 해도 상태가 호전되지 않자 심지어 통증전문병원에 입원할 생각조차 했었다.
오래 전부터 몸을 많이 움직일수록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떠오른다고 여겨왔던 미국에서는 사무실에서 사용 가능한 각종 소도구가 인기리에 판매되고 있다. 가령 책상 아래 놓고 사용하는 미니어처 계단이나 페달 달린 기구 등이 그런 것들이다.
목재와 스케이트보드 바퀴로 만든 이 거대한 인간용 햄스터 바퀴는 실제 햄스터가 쳇바퀴를 사용하는 원리를 그대로 이용한 것이다. 바퀴 안에 들어가 천천히 걸으면서 업무를 보도록 한 것.
사실 몸을 움직이는 데 이런 기구가 꼭 필요한 것은 아니다. 일상의 작은 변화만으로도 충분하다. 가령 30분마다 자리에서 일어서기, 전화를 걸면서 자세를 바꾸거나 이리저리 걸어다니기 등과 같은 것이다.
전문가들이 권장하는 하루에 앉아있는 시간은 2~3시간 정도다. 이런 점에서 보면 레빈의 경우는 좀 극단적이긴 하다. 그는 매일 러닝머신 책상 위에서 8시간을 보낸다. 그리고 식사를 마친 후에는 반드시 15분 동안 가볍게 산책을 한다. 그는 “운동을 하거나 조깅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말한다.
사실 세상에는 평생 운동을 하지 않는데도 튼튼하고 건강한 사람들이 많다. 이는 운동보다는 끊임없이 몸을 움직이는 것이 그만큼 최선이라는 의미다.
앞으로는 버스나 지하철에서 누군가 자리를 낚아채면 그저 싱긋 웃고 이렇게 생각해보라. 서있음으로 인해서 지방이 더 많이 타고 또 건강해진다고 말이다. 그리고 서있는 시간을 즐기면서 이 말을 되뇌어 보라.
김민주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
앉아있는 시간을 줄이는 방법 ![]() 1. 30분마다 자리에서 일어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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