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연속
부시 저격수, 노벨경제학상 폴 크루그먼 교수 본문
노벨경제학상 美 폴 크루그먼 교수
ㆍ국제무역·경제지리학 통합이론 체계화
ㆍ“부시 정책이 금융위기 불렀다” 뉴욕 타임스 칼럼니스트 활동
폴 크루그먼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55)가 2008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로 13일 선정됐다.
노벨위원회 웹사이트에 따르면 스웨덴 한림원은 “크루그먼 교수는 이종(異種)의 연구분야이던 국제무역과 경제지리학을 통합했다”면서 무역 패턴과 경제활동의 장소에 대한 크루그먼의 분석을 높이 사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크루그먼은 자유무역과 세계화의 효과, 전 세계적 도시화의 배경에 자리잡은 추동력 등의 질문에 해답을 제공하는 새로운 무역이론을 체계화했다.
MIT에서 크루그먼의 수업을 들은 한국개발연구원(KDI) 안상훈 재정투자평가실장은 “크루그먼은 비교우위론 중심의 전통적 무역이론에서 벗어나 규모의 경제와 소비의 다양성이란 요인으로도 무역이 이뤄지고 있음을 논증했다”고 말했다.
서울대 경제학부 이준구 교수는 “크루그먼은 그동안 여러차례 노벨 경제학상 후보로 거론됐지만 언론 노출이 잦고 진보적이라는 이유로 수상하지 못했다는 이야기가 학계에 있었다”며 “그런 약점에도 불구하고 수상자로 선정된 것은 학문적 업적이 그만큼 뛰어나다는 방증이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1953년 미국 뉴욕에서 태어난 크루그먼은 예일대를 졸업하고 MIT에서 경제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예일, 스탠퍼드, MIT 교수를 지내다 프린스턴대로 옮겨 재직 중이다.
로널드 레이건 행정부 당시 백악관 경제자문위원을 지냈으며 91년 미국 경제학회가 40세 이하 소장 경제학자에게 주는 ‘존 베이츠 클라크 메달’을 수상했다.
경제학자로는 드물게 뉴욕타임스에 정기적으로 칼럼을 쓰고 있는 크루그먼은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에 대한 신랄한 비판으로도 유명하다. 그는 현재의 글로벌 금융위기를 2005년에 이미 예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당시 그는 부동산 거품이 미국의 경상적자를 메워주던 외국 자금 상당 부분을 흡수, 세계 경제의 불균형을 심화시켜 2006~2010년 사이 위기가 닥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지난 10일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는 “현재의 금융위기가 내가 생각하던 것보다 더 대공황과 비슷하다”면서 “우리는 통제할 수 없는 금융시스템을 발전시켰다”고 비판했다. 크루그먼은 앞서 94년 <아시아 기적의 신화>라는 논문을 통해 3년 후 닥칠 아시아 금융위기를 미리 경고했다.
지난 6월 한국의 촛불시위가 한창일 무렵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대한 한국민의 저항은 미국 식품위생을 취약하게 만든 ‘정실 자본주의’ 탓”이라며 미 농무부의 규제 강화를 촉구하기도 했다.
그는 한국에도 번역 출간된 <미래를 말하다>(원제 The Conscience of a Liberal)에서는 자신이 정치적으로 진보주의자임을 분명히 했다.
저서 20여권과 논문 200여편을 발표했을 만큼 다작(多作)인 크루그먼은 수상 소식에 기뻐하면서도 향후 연구와 집필활동에 대한 접근이 달라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노벨상 수상이 나를 너무 많은 축하행사로 끌고 가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크루그먼은 노벨상 상금으로 1000만 스웨덴크로네(약 17억5000만원)를 받게 된다.
◇ 연보 △ 1953년 미국 뉴욕 출생 △ 74년 예일대 경제학과 졸업△ 77년 MIT 경제학 박사 △ 78~96년 예일·스탠퍼드·MIT대 교수 △ 82~83년 백악관 경제자문위원 △ 91년 존 베이츠 클라크 메달 수상 △ 96년~현재 프린스턴대 교수(경제학·국제관계학) △ 2000년~현재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 |
<김민아·오관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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