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부대인 (세월은 사람을 기다리지 않는다)

人生無根蔕(인생무근체) : 인생은 뿌리도 줄기도 없어
飄如陌上塵(표여맥상진) : 바람에 날리는 밭두렁에 먼지 같은 것.
分散逐風轉(분산축풍전) : 흩어져 바람 따라 굴러 다니니
此已非常身(차이비상신) : 이는 이미 일상의 몸이 아니로다.
落地爲兄弟(락지위형제) : 태어나면 모두가 형제인데
何必骨肉親(하필골육친) : 어찌 핏줄만이 친하겠느냐.
得歡當作樂(득환당작악) : 기쁜 일에는 마땅히 즐겨야지
斗酒聚比隣(두주취비린) : 한 말 술로 이웃과 어울린다네
盛年不重來(성년부중래) : 젊음은 다시 오지 아니하고
一日難再晨(일일난재신) : 하루에 새벽이 두 번 있기는 어렵다.
及時當勉勵(급시당면려) : 때 맞춰 부지런히 힘써야 하니
歲月不待人(세월부대인) : 세윌은 사람을 기다리지 않는다네.
일명 '세월부대인(세월은 사람을 기다리지 않는다)'이라는 제목으로 잘 알려져 있는 중국 동진(東晋)시대의 유명한 전원시인 도연명(陶淵明/365~427년)의 작품입니다.
위 시는 도연명이 남긴 잡시(雜詩) 12수 중의 첫번째 시로서 '인생은 바람과 같은 것으로 세월은 사람을 기다려 주지 않으니 친한 이들과 술을 마시며 즐겁게 살자'라는 시인 특유의 인생에 대한 무상의 관념이 담겨 있습니다.
도연명은 자기와 맞지 않는 사람들과 어울려 살기 싫어해서 관직을 버리고 낙향하여 평생 술과 자연을 벗삼아 살면서 많은 시를 남겼습니다.
제가 과거 중학교 한문시간에선가 고등학교 때 고문시간에선가 배웠던 기억이 납니다. 당시엔 도연명의 귀거래사 어쩌고 달달 외기만 했었는데 막상 지금 시를 읽으니 새로운 기분이 드는 것 같습니다.
제가 낼모레면 직장을 퇴직하고 서울에서 택시기사 생활을 한지 10년이 되어서 모처럼 휴일을 맞아 조용히 지난 날들을 되새기며 생각을 정리해 보고 있던 참에 우연히 이 시가 생각이 나서 적어 보았습니다.
"젊음은 다시 오지 않고, 하루에 새벽은 두번 오지 않는다. 세월은 사람을 기다려 주지 않는다."
열심히 살아야 겠죠, 다시 한번 더 다짐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