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택시세상

허약한 몸으로 택시를 하는게 신기하다?

희망연속 2025. 4. 16. 13:18

어린 시절 이웃에 살아 잘 알고 지내던 분을 몇 십년만에 다시 만나 뵙게 됐었죠. 지금은 제가 지난번에 소개해 드린 작은 임대 아파트에서 편안한 삶을 누리고 계십니다.
 
어렸을 적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던 차에 제가 직장 퇴직하고 택시기사를 한게 올해로 10년 째라고 하자 무척 놀라는 눈치였습니다.
 
너는 어렸을 때부터 몸이 약해 많이 아팠고 그래서 니네 부모님도 걱정을 많이 하고 그랬는데 그 허약한 몸으로 힘들다는 택시운전을 어떻게 하고 있나, 참 신기하다.
 
말씀을 듣고 보니 그럴만 하게 느껴졌습니다. 저는 어려서부터 몸이 건강하다는 소리는 들어본 적이 없는 것 같습니다. 약골이라는 소리만 들었죠. 
 
그 분도 그걸 기억하고 여전히 저를 몸이 약한걸로 생각하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택시기사는 힘든 직업으로 다들 알고 있죠. 택시를 오래하면 골병 든다, 하루 아침에 훅 가는 수가 있다라는 말이 있듯이 택시기사는 힘들고 건강에 취약한 것으로 소문이 나있습니다.
 
그러나 택시기사가 힘들다는 말은 다른 막노동이나 체력을 많이 소모하는 직업과는 다르다고 봐야 맞습니다.
 
택시운전은 무거운 물건을 다루거나 온종일 서서 일하는 다른 자영업과는 다르죠. 앉아서 운전을 하니까 단순한 체력소모는 적고 대신에 운전에 신경을 집중해야 하고 손님을 상대하는데 은근히 힘이 많이 소모되는 편입니다.
 
따라서 평소 체력이 좋다고, 힘께나 쓰는 체질이라고 해서 택시운전을 오래, 잘한다는 보장은 없는 것입니다. 힘을 많이 쓰는 막노동이나 그런 직업과는 성격이 많이 다릅니다.
 
저는 어려서부터 저질 체력으로 소문이 나서 몸이 자주 아프고 그랬지만 그래도 심하게 병을 앓거나 병원에 자주 가고 그런 적은 없었습니다.
 
그런 몸으로 가장 힘들다는 서울 택시기사 생활을 10년째 계속하고 있습니다. 하루에 12시간, 한달에 20일 이상을 서울 시내를 휘젓고(?) 다니고 있으니 단순한 시각으로 보면 참 신기하게 보일 수도 있겠죠.
 
택시기사가 힘든 직업이기는 하지만 평소 약골이라고 해서 어려울 것이다라는 생각은 선입견에 불과하다는 것. 택시기사 체질은 따로 있다라는 것이 정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