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택시세상

택시 타이어 불빵꾸(펑크) 수리

희망연속 2025. 5. 22. 01:15

지난 4월 10일 저녁 9시경. 인천공항 대기장에서 순번이 돌아와 도착장으로 가는 도중에 갑자기 타이어 경고등이 켜지고 차가 덜덜 거려서 급히 도로변에 주차를 하고 살펴 보니 조수석 앞바퀴 한쪽이 바람이 푹 빠져 있었습니다.
 
긴급출동을 불렀고, 기사가 와서 타이어를 제끼고 보니 못이 박혀 있지 않겠습니까.
 
 

 

 
 
일단 못을 빼고 긴급처치로 지렁이(펑크 실)를 박았습니다. 
 
그리고 1달이 더 지난 어저께, 지렁이를 박은 앞타이어의 공기압이 조금씩 빠지는 것을 알았습니다. 다른 타이어는 42인데 지렁이 박은 타이어만 37.
 
일단 조심 조심 운행을 하고 저녁 퇴근시간에 충전소에서 4바퀴의 공기압을 균일하게 39로 맞췄습니다. 
 
다음날 아침, 시동을 걸고 10여분 정도 운행을 한 후에 공기압을 점검했더니 지렁이 박은 타이어가 2 정도 낮은 것을 확인했습니다. 바람이 조금씩 새고 있는 것이 틀림 없었죠.
 
아무래도 찜찜해서 택시까페를 검색했더니 불빵꾸를 하는게 좋다고 나와 있더군요.
 
불빵꾸? 이름부터 재미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앞에 '불'이 붙은 것을 보니 용접을 하는 것 같은 생각이 들더군요.
 
지난번 K5 택시 운행할 때는 지렁이 박고도 타이어 교체할 때 까지 이상 없었는데, 재수가 없으려니.
 
택시까페에 나오는 수리점 몇 곳에 전화를 돌렸더니 없어진 곳도 있고, 불빵꾸 안한다는 곳도 있고, 도대체가.
 
안되겠다 싶어 집에서 제일 가까운 하남시에 있는 '할머니 불빵꾸' 집으로 향했습니다. 그런데 웬 할머니?
 
 

 
 
하남시 제일 끄트머리, 경기 광주시와 인접한 곳에 위치해 있더군요. 서울에서 수십년 영업하다가 옮겨 왔다고 합니다. 40년 됐다고 하는군요.
 
 

 
 
타이어를 탈착해서 비눗물을 뿌리니 지렁이 박은 곳에서 기포가 이는게 눈에 보였습니다. 
 
불빵꾸를 하면 오래 탈 수 있다고 하면서 55,000원을 달라고 합니다.
 
오잉, 55,000원? 타이어 1개값 아닙니까 하고 물었더니 싫으면 관두라고 하더군요. 택시라 급하니 조금 서둘러 수리해 달라고 말했더니 2시간이 꼬박 걸린다면서 당길 수 없다고 단칼에 거절.
 
허참, 다시 돌아 갈 수도 없고 해서 그냥 억지춘향식으로 맡기는 수 밖엔 도리가 없었죠.
 
 

 
 
타이어 수리 기계도 제법 있고, 첫 눈에 봐도 짜임새가 있어 보였습니다. 사장 혼자서 일하는 듯 다른 기사는 보이지 않았죠.
 
아마 일감이 부족해서 그러는게 아닐까요. 아무리 기술이 있다고 해도 값이 비싸면 글쎄요.
 
아무튼 2시간에 걸친 작업 끝에 불빵꾸를 마치고 다시 택시운행에 나섰습니다만 영 뒷맛이 개운치가 않더군요.
 
55,000원이나 들여서 수리하는게 과연 맞는 선택인지 당췌 감이 안왔습니다.
 
불빵꾸는 지렁이 박은 곳을 도려 내고 다른 타이어 재질의 고무를 대고 가열한 후 가압 프레스로 압축하는 방식이라고 하는데 타이어 수리점마다 수리 방식이 약간씩 다르다고 합니다.
 
어떤 곳에서는 단순히 패치를 접착제로 타이어에 붙이는 방식으로 하고 있는가 하면 버섯 패치라고 해서 버섯 모양의 패치를 타이어 안쪽에 대고 수리하는 방식이 있는 등 각양각색이라고 합니다.
 
수리방식이야 어떻든 타이어가 말썽 안부리고 잘만 굴러가면 되겠지요.
 
이상하게 근래에 타이어 때문에 골치를 썩는 횟수가 늘고 있어서 그게 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