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마 택시손님때문에 감동먹은 이야기
어제 저녁, 귀가하는 중에 집방향 콜이 뜨기에 얼른 수락하고 이동했더니 골목안.
눈을 치우지 않아 아직 수북히 쌓여 있더군요. 제설작업 좀 하지, 사람들이 영.
여성손님이 아들과 함께 빵집에서 나와 택시에 오릅니다. 알고보니 퇴근 후에 어린이 집에 있는 아들을 데리러 와서 빵집에 들렀다가 택시를 부른 것 같았습니다.
택시에 타자마자 시장하실텐데 드시라면서 곰보빵 1개를 주더군요. 빵이 다른 제과점 빵보다 커보였습니다. 제가 원래 빵을 좋아하는 편이기도 하고 마침 시장하던 때라 침이 넘어갈 정도.
그런데 같이 탄 아들이, 6~7살 되었을까, "엄마 이 빵도 아저씨 드려" 하면서 손에 쥐고 있던 슈크림 빵을 내놓았습니다.
그러자 그 여성손님은 "너 빵 좋아하잖아, 아저씨 하나 드렸으니까 이건 너 먹어", "아니야, 난 괜찮아, 아저씨 운전하시느라 힘들잖아, 아저씨 드려"
그 말을 들으면서 제거 어떤 position을 취해야 할지 순간적으로 당황스러웠습니다.
"아저씨 괜찮으니까, 너 먹어" 한마디 했더니 굳이 아저씨 드리라고 하자 여성손님이 기꺼이 저를 주시더군요.
머지 않은 거리에 내려드렸더니 눈길에 조심운전하시라는 말을 함께 하면서 내렸습니다.
다른 아이같았으면 자기 먹겠다고 떼를 쓰고 그럴 나이인데도 엄마가 사준 좋아하는 빵을 남을 주다니, 가슴이 먹먹할 정도로 감동이 밀려왔습니다.
모전자전이라고 해야 맞을까요. 이렇게 좋은 사람들이 있을까. 이런 사람들이 있어서 세상이 그래도 살 맛이 나는가 봅니다.
손님이 내리고 나서 택시요금을 받지 말았어야 하는 건데, 후회가 밀려 왔습니다. 순간적인 머리가 안돌아가는 저의 약점이 고스란히 드러난 것이죠.
감동적이었지만 한편으론 쑥쓰럽고 창피하기 조차 했습니다.